[ 유학생 ]
이라 하면, 부유하고 즐거운 해외생활, 시시때때로 떠나는 여행
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 글을 검색해 온 사람들이라면 이미 느끼겠지만, 그렇다, 이 생활이 행복하고 즐겁지만은 않더라.
내가 처음 미국을 간 건, 2017년 교환학생으로 저기 미국 시골로 향했던 일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이 되면 교환학생을 꼭 가겠다 다짐했었는데, 겁이 많았던 나는 고민하고 망설이다 보니 4학년이 되는 해가 돼서야 휴학을 한 후 떠났다.
아직도 미국에 도착했던날이 생생하다. 여름이었고, 인천공항에서 부모님과 헤어지면서 눈물을 삼켰고, 괜히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더 일찍 입국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비행기에서는 마치 한국에 다시는 못 돌아올 사람처럼 엉엉 울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옆자리에 앉아있던 분이 미국 처음 가냐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번호를 줄 정도..?
시카고에서 환승을 했는데, 오후에 한국에서 출발했는데 아직도 밝은 공항밖을 바라보며 한국행 비행기를 다시 탈까.. 고민을 백번은 한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미국의 시골학교. Wisconsin, 창밖을 보니 아직 학생들이 없어 황량했고, 기숙사에는 나뿐이었다. 어색한 냄새가 났고, 정말 이곳에 나 혼자라는 느낌. 이 나라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친구도 없고 심지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이 땅에 내가 혼자 있다는 느낌.
그렇게 일주일을 캐리어 짐을 풀지 않고 방에 있었다. 물론 학교 프로그램이 있어서 금방 바쁘게 살았지만, 그러다가도 방에 들어오면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벌써부터 한국이 그리워서 울면서 짐을 풀지 않았다.
이 당시에 나는 우울이라기보다는 낯섦과 외로움을 느꼈음이라.
그때의 외로움은 지금으로써도 충분히 복기되는 감정은 아니다. 그때 썼던 일기장을 다시 보면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마음이 휑한 외로움'이라고 적어 두었다.
물론, 어떤 이들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유학생활이라 배부른 소리라 말할 수 있겠지만,
낯선 땅, 어색한 언어, 이국적인 냄새와 환경에 홀로 적응하는 일은 쉽고 즐겁지만은 않다.
외로움과 우울함으로 힘들어하는 유학생이 있다면, 혼자 유난을 떠는 게 아니라고 당연히 겪는 어려움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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