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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소설책 추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by DangGiSo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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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 ★ ★ ★

 

올해 읽었던 책 중, 가장 즐겁게 읽은 책.

일단 표지그림이 너무 예뻐서 몇 분이고 멍하니 또 집중해서 보게 된다. 진짜 한국의 어떤 골목길처럼, 퇴근시간에 다다를 무렵, 계절은 글쎄,, 초여름이나 늦여름, 해가져서 약간의 차가운 공기와 쓸쓸함이 느껴지는. 다들 조금씩 지쳐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행복함이 발끝에 남아 있는듯한, 얼핏 보이는 불 켜진 아파트에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나. 

 

일상을 정말 열심히 달리던 평범한 사람이 모든 것에 번아웃을 느끼고,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책으로 돌아와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책방을 차리며 시작한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모두가 매력적이고. 내가 생각하는 멋진 어른의 모습으로 서로가 배려해 주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메인 에피소드 없이 정말 일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힐링하듯이 읽었다.

 

힐링 판타지, 

영화엔 리틀 포레스트가 있고 웹툰으로는 옥탑빵. 

어딘가에 실제로 있을 것 같아서 멍하니 보게 되지만, 결국은 판타지라는 것을 느끼며 책을 덮는 이야기. 

열심히 살던 사람이 잠시 숨 고르기 하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떠나, 나에게 집중하고 또 주위사람들의 따뜻함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내용.

 

승우가 일을 좋아한다는, 그리고 잘한다는 소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족쇄가 되었다. 일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다.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구조. 하루 걸러 하루 야근을 했고, 한 달 걸러 한 달 출장을 갔다. 승우는 버티고 버티다 다 포기했다. 일을 좋아하는 것과 그 일을 이토록 무례한 환경에서 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확신하게 된 그날, 그는 부서이동을 신청했다. 하루아침에 코딩을 접었다. 더불어 야근도 하지 않았다. 그날의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이런 마음으로 성장해도 충분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세계 최고 바리스타가 돼서 뭘 하겠는가. 삶을 갈아 넣은 후에 최고라는 찬사를 받아서 뭘 하겠는가. 어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민준은 지금 자기가 신 포도의 여우가 된 건가 싶었지만, 아니라고 결론을 냈다. 목표점을 낮추면 된다. 아니, 아예 목표점을 없애면 된다. 그 대신 오늘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다.

 

 

성취는 생각보다 뚜렷하다. 그리고 성취를 쫓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았고, 그런 내 모습에 취하기도 했던 것 같다. 2010년대, 대부분의 베스트셀러가 다 누워서 '아유 여러분 진짜 세상 너무 힘들죠? 다 수고했으니깐 우리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쉽시다~ 그래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던 시절. 코웃음을 치면서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는 책을 쥐고 집으로 돌아갔었는데,,,(물론 그 책 좋은 책이다!)

어쨌든, 유학하면서 생각이 많아진 것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추구하는 바가 바뀌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성취를 목표로 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여전히 그렇게 열심히, 정답, 그래 나는 그러한 길을 정답이라 생각하며 달렸던 것 같다. 정답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여전히 너무 멋지고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나는 시험 보는 중이 아니니깐. 

 

여전히 최선은 다한다. 그렇지만 마치 내 인생에 연구만이 삶의 목적인 듯 살고 싶지 않다. 한계를 마주해 본 자의 자기 합리화인가 문득문득 생각이 들지만, 글쎄. 신포도의 여우,,, 나는 사실 포도 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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