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학/유학일기

20220506 당기소의 유학일기

by DangGiSo 2022. 5. 7.
반응형

오늘을 기억하려고 쓰는 일기

 

대학원 첫 번째 학기는 수업 따라가기 벅차서 정말 많이도 울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 집에서 공부했는데, 정말 집에서 살지 않았으면 어떻게 버텼을지 감도 안 올 정도로 힘들어했다.

도저히 할 수 없겠다고 느낀 게 몇 번인지, 수도 없이 포기하고 울었지만 끝끝내 펜을 놓지는 않았다.

한 시간짜리 수업을 듣고 4시간 복습으로 겨우 알아들어가며 정신없이 보냈다.

 

두 번째 학기, 애당초 세웠던 계획으로는 방학 때부터 연구실에 들어가 있었어야 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쉽지 않았다.

노력이 부족했나, 최선을 다했다고 했는데 아니었나, 애당초 학기를 미루면 안 되었나, 돌아보고 또 돌아봤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이런 조급하고 뒤숭숭한 마음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학기를 마무리했고, 끝 심이 부족했던지 아쉬움이 남는 파이널을 마주했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학기를 마무리하며. 

사실상 최악이었다. 

나는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내 모습을 좋아한다. 그런 나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끼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렇지만 이번 학기는 그러지 못했다. 그동안 수업 듣느라 감춰두었던 내 불안함을 마주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수준에서 공부하고 있는 거 아닐까?

나의 이기심으로 과분한 것들을 넘치게 받고 있는 걸까?

떼를 써서 괜히 여기까지 온 걸까? 

내가 이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하루는 괜찮고 하루는 불안해하는 정도 이상으로,  당장 십 분은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고 기뻐하다 다음 십 분은 이기적이라 느껴지는 자신에게 화를 냈다.

 

그런데 오늘, 

작은 확신이 생겼다.

잘해왔고,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그런 확신.

왜 생겼냐 묻는다면, 사실 별거 아닐 수 있다. 애당초 약속되었던 월급을 연구실에서 받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인정받는 느낌이라,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기뻣다.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라 느꼈는데 아닌가보다. 

잘해왔구나, 잘하고 있구나, 이렇게 잘 할 수 있겠구나.  

그런 느낌이 마음 한편에 작게나마 다시 생겼다. 

그래서 너무 기뻐서, 나중에 또 너무 불안해할 때 펼쳐보려고 적었다.

 

좋아하는 뉴욕야경사진

 

반응형

'유학 > 유학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학을 결정한 이유  (0) 2022.05.29
미국 미친 물가  (0) 2022.05.18
유학생활 우울증  (0) 2022.04.30
4월 16일_세월호 8주기  (0) 2022.04.17
Ubuntu Anaconda installation  (0) 2022.02.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