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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유학일기

20220616 유학일기

by DangGiSo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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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오늘 아침에 있던 미팅을 위해 좀 바쁘게 보냈다.

그래서 지금은 밀렸던 빨래하고 땡땡이치면서 놀고 있는 중:)

 

얼마 전, 인스타를 보다가 누군가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의 일부와 함께,

그래 그도 유학생이었다며 본인의 이야기와 엮어 올린 글을 보았다.

 

수능 준비를 하며 읽었던 기억에 따르면, 

육첩방은 남의 나라 - 부정적 이미지/일제/세모표시

늙은 교수 - 부정적 이미지/세모

등불, 아침- 긍정적 이미지/희망/동그라미

이렇게 읽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깐 그는 유학생이었다.

땀과 사랑이 담긴 학비를 받아 남의 나라에서 강의를 듣는 유학생.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일제로 잃은 친구들일 수 있지만, 그가 유학생활을 하며 연락이 자연히 소홀해지면서 멀어진 그렇게 잃은 친구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나. 

나는 무엇을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그래 내가 원하는 게 도대체 뭐길래, 부모님의 땀과 사랑이 담긴 학비를 쏟아부으며 친구도 없이 남의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는 거지? 뭐가 되고 싶길래 때때로 우울해하며 이렇게 버티는 걸까? 

 

고등학생 때는 당시 시대상 속의 윤동주 독립운동가!로 해석했다면

지금은 화자가 유학생이라는 것에 더 치우치며 읽게 된다.

 

물론, 시에서 일제 치하라는 우울한 상황 속 일본에서 유학하는 스스로를 반성, 성찰하며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면에서 내가 동질감을 느끼는 게 웃길 수 있지만!

 

아무튼 그도 유학생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고등학생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에 굉장히 흥미를 느꼈다.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최초의 악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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