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 즈음-
토론과 토의의 차이를 배우고 참여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내 기억에 따르면, 토론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내고 상대방을 설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고, 토의는 해당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토론을 굉장히 좋아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토론을 시작하기 앞서, 문제에 대해 내가 어떻게 이해했다고 일종의 정의를 내리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사교육이 필요한가'의 주제가 있고, 나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면,
내가 말하는 학생은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 중 어디까지를 어우를지, 사교육은 모든 학원이라 칭해야 하는지 취미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니는 학원을 포함할 것인지 등- 내가 문제를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같은 문장을 봤지만, 누군가는 학생을 초등학생이라고 읽었을 수 있고, 모든 학생들이라고 읽었을 수 있다.
누군가는 사교육을 당연히 국어 영어 수학 관련 학원으로만 생각했을 수 있고, 운동이나 예체능 학원 (전공으로 하지 않을 때)도 포함했을 수 있다.
토론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설득해야 하므로, 토론을 시작하기 전 모두가 같은 페이지에서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지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나는 같은 문장을 이렇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며, 토론을 즐거워했다.
특히 독서토론을 좋아했는데, 독서토론은 문맥이 있어 문제를 같은 방향으로 인식하기 쉬워, 토론의 전개가 용이해서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이러한 '정의'는 일상생활에서도 적용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시도때도 없이 연락하면서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지만, 너가 생각하는 사랑은 가끔 연락해도 편하고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주며 기쁜 소식에 축하해주는 것일 수 있다.
나는 당연히 배려라고 생각했던 일이 친구가 생각하기엔 그러지 않을 수 있다.
각자 내린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언제나 나는 이게 옳다고 생각해라고 미리 말하고 다닐 수 없으니,
항상 상대방이 내린 '정의'는 다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은, 너도 옳고 나도 옳다.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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