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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유학일기

20230817 당기소의 유학일기 - 방학

by DangGiSo 202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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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한 학기를 미루면서 2021년 한국에서 시작했던 석사는 2023년 5월 졸업식으로 마무리했다.

 

고작 2년을 홀로 살았던 것인데,

오랜만에 엄마와 밥을 먹을 때 나를 먼저 챙겨주고 맛있는 것들 내 그릇에 옮겨줄 때 작은 탄식이 나왔다.

'아, 나 이렇게 사랑받던 사람이었지..!' 

내 컨디션을 살펴주고, 맛있는 음식을 양보하고, 함께했던 넘쳐나는 추억을 나누고, 시답잖은 이야기로 낄낄거리다 내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여기 있었지. 

 

올해는 한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진짜 죽겠다 싶어서 비싼 비행기값에도 예약했던 티켓. 

한국에 있던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순간순간을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짐에 불안해하며 지냈다. 혼자 자는 것도 싫다며 방의 침대를 놔두고 거실에서 잤는데... 

언제나 나를 향해 걱정과 사랑 그리고 지지를 보내는 엄마랑 아빠.

그 어떤 친구보다 친한 내 동생.

이렇게 까지 사랑하는 게 가능하구나 알게 해 준 우리 강아지까지. 

 

뉴욕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릴 때, 옆사람과 설렘 혹은 비행의 피곤함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를

홀로 걸어가며 내 옆에는 또다시 아무도 없다는 게 사무쳐왔다.

전화 한 통화면 목소리도 얼굴도 볼 수 있는건 맞지만 

여전히 눈만 감으면 한국의 우리 집이 선명해서, 엄마가 해준 겉절이맛이 입에 남아서, 아빠의 무겁지만 따뜻했던 손이 느껴져서, 동생이랑 낄낄대던 웃음이 들려서, 강아지의 꼬순내가 코끝에 남아있어서 너무, 너무 그립다.  

 

 

도대체 뭐가 되고 싶어서 미국 유학을, 박사를 하러 가냐는 동생에게 아무런 답도 주지 못하고 떠났는데.

몰라. 

뭐가 되려고 떠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내가 여기서 하다만 일이 있어서 그 일 하려고 온 것 같아. 

그냥,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돌아갈게! 

 

내가 좋아하는 걸로 가득 채운 출국 전날 저녁:)

 

 

유난히 가족이랑 친한 당기소의 휴가, 그리고 그 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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